베라크루즈, 중고 패밀리카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단종되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6기통 디젤 엔진의 파워와 정숙성
- 광활한 실내 공간, 특히 2열의 거주성은 현행 SUV와 비교해도 손색없음
- 구매 전 누유, DPF 등 고질병과 유지비에 대한 충분한 이해는 필수
시대를 풍미했던 준대형 SUV의 귀환
한때 국산 SUV의 플래그십 자리를 지켰던 현대자동차의 베라크루즈. 단종된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여전히 듬직한 풍채와 부드러운 주행 질감으로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특히 넉넉한 공간을 찾는 패밀리카 수요층에게는 매력적인 중고차 선택지 중 하나로 꾸준히 거론되곤 하죠. 하지만 오래된 연식만큼이나 유지비나 고질병에 대한 걱정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과연 베라크루즈는 2024년 현재, 가성비 좋은 패밀리카가 될 수 있을까요? 실제 오너들의 평가와 핵심 제원을 바탕으로 그 실체를 파헤쳐 봅니다.
압도적인 힘의 원천, S엔진
베라크루즈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심장, 즉 엔진입니다. 주력 모델인 3000cc 6기통 디젤 엔진(S엔진)은 당시로서는 물론 현재 기준으로도 매우 뛰어난 성능을 자랑합니다. 특유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과 강력한 토크는 2톤이 넘는 공차중량을 가뿐하게 이끌죠. 이 정숙성과 파워풀함 때문에 한번 경험해본 오너들은 쉽게 다른 차로 넘어가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물론 3800cc 가솔린 모델도 존재했지만, 판매량 대부분은 디젤 모델이었습니다. 아이신 6단 미션과의 조합은 준수하지만, 연식이 있는 만큼 변속 충격이 느껴진다면 미션오일 관리나 미션 쿨러 장착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수치로 보는 베라크루즈 제원
베라크루즈의 매력은 단순히 엔진에만 있지 않습니다. 제원표에 나타난 수치들은 이 차가 왜 ‘대형’으로 불렸는지 명확히 보여줍니다. 경쟁 차종이었던 모하비나 현재의 팰리세이드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크기를 자랑하며, 이는 곧 실내 공간의 여유로 이어집니다.
| 구분 | 상세 제원 |
|---|---|
| 전장 | 4,840mm |
| 전폭 | 1,970mm |
| 전고 | 1,795mm |
| 휠베이스 (축거) | 2,805mm |
| 공차중량 | 2,010 ~ 2,112kg |
패밀리카의 핵심, 2열과 3열 공간
베라크루즈 제원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실내 공간, 특히 2열입니다.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확보한 2열 공간은 성인 남성이 타도 무릎 공간이 넉넉하며, 등받이 각도 조절(리클라이닝) 기능까지 갖춰 장거리 이동 시에도 편안함을 제공합니다. 시트의 착좌감 또한 훌륭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7인승 모델의 3열은 성인이 장시간 탑승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충분히 활용 가능한 수준입니다. 6인승 모델은 2열이 독립 시트로 구성되어 더욱 안락한 공간을 제공하죠. 3열을 접었을 때의 트렁크 용량은 어지간한 캠핑이나 차박 짐도 너끈히 소화할 수 있는 적재 공간을 보여줍니다.
단종 모델, 구매 전 반드시 확인할 것들
매력적인 장점이 많지만, 단종 모델이라는 점은 분명한 단점입니다. 특히 중고차로 구매할 때는 더욱 꼼꼼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문제점들과 부품 수급의 어려움은 감수해야 할 부분입니다.
유지비와 고질병 체크리스트
우선 연비를 살펴보면, 공인 연비는 리터당 10km 내외지만 육중한 무게와 6기통 엔진의 특성상 시내 연비는 다소 아쉬울 수 있습니다. 반면 고속 연비는 비교적 준수하게 나와 장거리 주행이 잦다면 만족도가 높을 것입니다. 3000cc 배기량으로 인한 자동차세 부담도 고려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질병 확인입니다.
- 엔진오일 및 미션오일 누유: 연식이 있는 디젤차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로, 하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 DPF (매연저감장치) 컨디션: 시내 주행 위주였던 차량은 DPF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으므로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 흡기 클리닝 및 인젝터: 디젤 엔진의 숙명과도 같은 관리 항목으로, 상태에 따라 수리비 차이가 큽니다.
- 예열 플러그: 겨울철 시동성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사전 점검이 필수적입니다.
다행히 베라크루즈는 타이밍벨트가 체인 방식이라 이로 인한 큰 수리비 부담은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단종차 관리의 특성상 일부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승차감과 편의 옵션
베라크루즈의 승차감은 출렁거리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세팅으로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전륜에 맥퍼슨 스트럿, 후륜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소음과 진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합니다. 풍절음도 동시대 다른 SUV에 비해 정숙한 편입니다. 4WD(AWD) 모델은 험로 주행이나 오프로드보다는 눈길이나 빗길에서의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연식에 따라 스마트키, JBL 사운드 시스템, 통풍 시트, 열선 시트 등 당시로서는 풍부한 옵션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순정 내비게이션은 성능이 아쉽지만, 요즘은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면 되니 큰 단점은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