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페라리’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대부분 강력한 12기통 엔진의 웅장한 배기음과 숨 막히는 속도를 상상하실 겁니다. 그런데 만약 페라리가 V6 엔진을, 그것도 전기 모터를 더한 하이브리드 심장을 얹었다고 하면 어떠신가요? ‘진정한 페라리가 아니다’라며 고개를 젓는 분도 계실지 모릅니다. 실제로 많은 슈퍼카 마니아들이 비슷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페라리 296을 직접 경험해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다운사이징이 아니라, 페라리의 미래를 보여주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드라이빙의 즐거움(fun to drive)’이라고 말이죠. 기존의 상식을 뒤엎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페라리 296, 과연 어떤 혁신을 품고 있기에 단순한 슈퍼카가 아니라고 불리는 걸까요?
페라리 296, 핵심 요약
- 페라리 로드카 최초의 6기통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으로 830마력이라는 폭발적인 성능과 효율성을 동시에 잡았습니다.
- 120도 V6 엔진 구조와 F1 기술이 접목된 MGU-K 전기 모터는 ‘피콜로 V12(작은 V12)’라는 별명처럼 짜릿한 사운드와 즉각적인 반응성을 선사합니다.
- 공기역학을 극대화한 디자인과 첨단 전자 제어 시스템은 일상 주행부터 극한의 트랙 주행까지 완벽한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합니다.
새로운 심장, V6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탄생
페라리 296의 가장 큰 혁신은 단연 파워트레인에 있습니다. 페라리 로드카 역사상 처음으로 2992cc V6 엔진을 탑재했으며, 여기에 전기 모터를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을 완성했습니다. 내연기관만으로 663마력을 발휘하는 엔진에 167마력의 전기 모터(MGU-K)가 힘을 보태, 시스템 총 출력은 무려 830마력에 달합니다. 이는 과거의 8기통, 12기통 모델을 훌쩍 뛰어넘는 강력한 성능입니다.
120도 V6 엔진과 ‘피콜로 V12’ 사운드
많은 이들이 V6 엔진에 대해 우려했지만, 페라리는 독특한 120도 뱅크각 설계를 통해 무게 중심을 낮추고 터보차저를 엔진 중앙에 배치하는 혁신을 이뤄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페라리 고유의 감성을 자극하는 배기음을 만들어냅니다. 개발 단계에서 ‘피콜로 V12(작은 V12)’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낮은 회전수에서는 V12 엔진처럼 웅장한 배음을, 고회전 영역에서는 날카로운 고주파 사운드를 뿜어내며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배가시킵니다.
F1 기술의 결정체, 하이브리드 시스템
페라리 296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포뮬러 원(F1)에서 축적된 기술의 집약체입니다. 엔진과 8단 DCT 변속기 사이에 위치한 전기 모터 MGU-K는 즉각적인 가속 반응을 이끌어내고, 7.45kWh 용량의 배터리는 순수 전기 모드(eDrive)로 최대 25km까지 소음 없이 주행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e마네티노를 통해 eDrive, 하이브리드, 퍼포먼스, 퀄리파이 등 네 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어, 도심 주행부터 서킷 주행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합니다.
주행 모드 |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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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rive | 내연기관 개입 없이 전기 모터로만 주행 (최대 135km/h) |
하이브리드 (Hybrid) |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엔진과 모터가 자동으로 작동 |
퍼포먼스 (Performance) | 엔진이 항상 켜져 있으며, 배터리를 충전하면서 역동적인 주행 지원 |
퀄리파이 (Qualify) | 차량의 최대 성능을 발휘하는 모드 |
공기역학을 지배하는 디자인
페라리 296의 디자인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넘어, 공기역학적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전반적인 실루엣은 1963년의 전설적인 모델 250 LM에서 영감을 받아 단순하면서도 기능적인 완벽한 조화를 보여줍니다. 쿠페 모델인 GTB와 오픈톱 스파이더 모델인 GTS 모두 공기 흐름을 제어하기 위한 혁신적인 기술들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액티브 스포일러와 에어로 브릿지
후면 디자인의 핵심은 라페라리에서 영감을 받은 액티브 스포일러입니다. 평상시에는 차체와 통합되어 매끈한 라인을 유지하다가, 높은 다운포스가 필요한 순간 즉각적으로 작동하여 안정적인 주행을 돕습니다. 전면의 ‘에어로 브릿지’라 불리는 디자인 요소는 공기가 차체 옆면을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유도하여 공기 저항을 최소화합니다. 이러한 정교한 설계를 통해 시속 250km에서 최대 360kg의 다운포스를 생성합니다.
오픈 에어링의 즐거움, 296 GTS
296 GTS는 베를리네타(쿠페) 모델인 296 GTB의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오픈 톱 모델의 매력을 더했습니다. 경량 접이식 하드톱(RHT)은 시속 45km/h 이하에서 단 14초 만에 열고 닫을 수 있어 편리합니다. 페라리는 루프를 열었을 때 발생하는 공기 흐름까지 세심하게 계산하여, 오픈 에어링 중에도 운전자와 동승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운전자와 교감하는 첨단 기술
페라리 296은 운전자가 차량의 모든 성능을 온전히 느끼고 제어할 수 있도록 최첨단 기술을 아낌없이 담았습니다. 실내는 SF90 스트라달레에서 선보인 디지털 콕핏을 계승하여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디지털 콕핏과 6w-CDS
스티어링 휠에는 대부분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터치 컨트롤이 통합되어 운전 중 시선을 떼지 않고도 차량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페라리 최초로 탑재된 6방향 섀시 다이내믹 센서(6w-CDS)는 차량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감지하여 ABS evo, 트랜지션 매니저 액추에이터(TMA) 등 전자제어 장치가 최적의 타이밍에 개입하도록 돕습니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더욱 쉽고 안전하게 차량의 한계 성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극한의 성능, 아세토 피오라노 패키지
더욱 짜릿한 드라이빙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페라리는 ‘아세토 피오라노’ 패키지를 제공합니다. 이 패키지는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멀티매틱 쇼크 업소버, 미쉐린 스포츠 컵 2R 고성능 타이어, 카본 파이버 등 경량 소재를 대거 적용하여 공차중량을 1470kg까지 줄였습니다. 프론트 범퍼에 적용된 하이 다운포스 카본 파이버 부품은 10kg의 추가 다운포스를 생성하며, 250 LM에서 영감을 받은 특별한 외장 색상(리버리)을 선택할 수 있어 특별함을 더합니다. 이러한 성능 향상을 바탕으로 296 GTB는 페라리의 심장인 피오라노 서킷에서 1분 21초라는 놀라운 랩타임을 기록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아이콘
페라리 296은 V6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는 파격적인 조합을 통해 페라리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합니다. 단순히 제원상의 숫자를 넘어, 운전자에게 최고의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페라리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경쟁 모델인 맥라렌 아투라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PHEV 슈퍼카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있는 페라리 296. 이 차는 단순한 슈퍼카가 아니라, 페라리의 혁신과 미래를 증명하는 움직이는 아이콘이라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