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만 틀면 나오는 ‘추경’, ‘예산안’ 같은 단어들. “나라 살림에 돈이 더 필요하다는데, 대체 무슨 이야기일까?” 하고 고개를 갸웃한 적 없으신가요? 특히 ‘추경안’과 ‘수정예산’은 비슷해 보여서 더 헷갈립니다. 마치 쌍둥이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전혀 다른, 국가 재정의 중요한 두 개념입니다. 이런 용어들이 어렵게만 느껴져서 경제 뉴스를 그냥 넘겨버리셨다면, 이제 그럴 필요 없습니다. 사실 이 용어 하나만 제대로 알아도 우리나라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내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훨씬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하거든요. 이 글 하나로 앞으로는 자신 있게 경제 뉴스를 분석하게 될 겁니다.
추경안과 수정예산 핵심 차이 3줄 요약
- 추경안은 한 해 예산이 확정되어 집행되는 ‘도중에’ 제출하는 ‘추가’ 예산입니다.
- 수정예산은 예산안이 국회에서 심의받는 ‘중에’, 즉 확정되기 ‘전에’ 내용을 수정하는 것입니다.
- 따라서 추경안은 편성 요건이 국가재정법에 명시될 만큼 훨씬 엄격하고 정치적으로도 더 큰 쟁점이 됩니다.
추경안 뜻 제대로 알기
추경안의 정확한 이름은 ‘추가경정예산안’입니다. 여기서 ‘경정(更正)’은 ‘바르게 고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즉, 이미 국회 의결을 통해 확정된 ‘본예산’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예산을 추가하거나 변경하여 바로잡기 위해 정부가 편성하는 예산안을 말합니다. 개인으로 치면, 한 달 용돈 계획을 다 세웠는데 갑자기 꼭 필요한 참고서를 사야 하거나 예상치 못한 병원비가 발생해 부모님께 추가 용돈을 요청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 살림은 개인 용돈처럼 간단하지 않습니다. 한번 확정된 예산을 바꾸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하기에, 국가재정법 제89조에서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수 있는 요건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무 때나 편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중대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만 가능합니다.
-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가 발생한 경우
- 경기 침체, 대량 실업, 남북관계의 중대한 변화 등 대내외 여건에 큰 변화가 생긴 경우
- 법령에 따라 국가가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지출이 발생하거나 늘어난 경우
이처럼 추경안 편성은 국가적 위기 상황이나 급격한 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 수단적 성격을 가집니다. 과거에는 주로 가뭄이나 홍수 같은 자연재해 복구를 위해 편성되었지만, 최근에는 경기 부양, 실업 대책, 소상공인 지원 및 재난지원금 지급 등 민생 안정과 내수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편성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추경안과 수정예산의 결정적 차이점
추경안과 수정예산은 둘 다 기존 예산안을 변경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시점과 목적, 절차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편성 시점의 차이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언제’ 제출되느냐에 있습니다. 수정예산은 정부가 국회에 다음 해의 본예산안을 제출한 이후, 국회의 심의 및 의결이 완료되기 ‘전’에 제출됩니다. 즉, 아직 확정되지 않은 계획안을 수정하는 것입니다. 반면, 추가경정예산은 국회에서 본예산이 이미 확정되어 효력이 발생한 ‘후’, 즉 예산이 집행되는 회계연도 ‘중에’ 제출됩니다. 이는 이미 실행 중인 계획을 바꾸는 것이므로 훨씬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
구분 | 수정예산 | 추가경정예산 (추경) |
---|---|---|
제출 시점 | 본예산안 국회 제출 후, 의결 전 | 본예산 성립 후, 회계연도 중 |
성격 | 제출된 예산안의 내용 수정 | 이미 확정된 예산의 추가 또는 변경 |
편성 요건과 절차의 엄격성
앞서 언급했듯, 추경안은 국가재정법에 명시된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만 편성이 가능합니다. 정부는 추경안을 편성하기 위해 당정협의를 거치고 국무회의의 심의를 받은 후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국회에 제출합니다. 국회에서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을 통해 확정됩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재정 운용 방향을 두고 여당과 야당 간의 치열한 정치적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반면, 수정예산은 본예산 심의 과정의 일부로 다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절차가 덜 복잡하고 정치적 논란도 적은 편입니다. 예산안 제출 후 발생한 경제 상황 변화 등을 반영하기 위한 실무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재원 마련 방식의 차이
추경안은 이미 짜인 예산 외에 추가로 돈을 쓰는 것이므로, ‘재원 마련’ 방안이 항상 중요한 이슈가 됩니다. 정부는 추경 재원을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마련합니다.
- 세계잉여금 전년도에 예상보다 세금이 더 걷히거나 돈을 덜 써서 남은 금액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 세입 경정 올해 세금이 예상보다 더 많이 걷힐 것으로 전망될 때 그 초과분을 재원으로 사용합니다. 반대로 세수 결손이 예상될 때 이를 메우기 위해 편성되기도 합니다.
- 지출 구조조정 기존에 편성된 다른 사업 예산을 삭감하여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입니다.
- 국채 발행 위의 방법으로도 재원이 부족할 경우, 정부가 빚을 내는 국채를 발행합니다. 이는 국가채무를 증가시켜 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 기금 재원 활용 주택도시기금이나 외국환평형기금 등 정부 기금의 여유 자금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반면, 수정예산은 아직 예산안이 확정되기 전이므로 재원 계획의 일부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추경처럼 대규모 재원 마련 방안이 별도로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추경 편성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경기 침체기에 정부 지출을 늘려 소비 진작과 내수 활성화를 유도하고, 실업 대책이나 사회안전망 강화를 통해 민생 안정을 꾀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는 경제 성장률을 높이는 경기 부양 효과를 기대하게 합니다. 특히 재난 상황에서는 소상공인 지원이나 고용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국채 발행을 통한 재원 마련이 반복될 경우, 국가채무가 급격히 늘어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해치고, 금융 시장 불안이나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습니다. 이 때문에 추경 편성은 항상 확장 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 효과(재정 승수 효과)와 재정 건전성 유지라는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 치열한 논의를 동반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