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요금이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당황한 적 있으신가요? 특히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는 여름철, 늘어나는 충전비 때문에 ‘이럴 거면 전기차 왜 샀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유류비보다 저렴하다는 말에 큰맘 먹고 장만했는데, 막상 매달 나가는 충전비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마치 스마트폰 요금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충전요금 구조, 조금만 알면 ‘호갱’ 탈출은 물론이고,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요금, 핵심만 알면 확 줄어듭니다
- 월 예상 충전요금은 (월 주행거리 ÷ 전비) × kWh당 충전요금 단가로 간단히 계산할 수 있습니다.
- 충전 사업자, 충전 속도(급속/완속), 시간대(경부하/최대부하), 계절별 요금 정책에 따라 충전비는 천차만별입니다.
- 신용카드사의 전기차 충전 할인 카드나 통신사 멤버십을 활용하면 월 최대 50%까지 충전요금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내 차 충전비, 직접 계산해보기
전기차 충전요금 계산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전기차 충전요금 계산기’를 이용하면 편리하지만, 기본적인 계산 공식만 알아두면 언제 어디서든 예상 비용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월 충전 요금은 한 달간의 총주행거리를 내 차의 전비(1kWh당 주행 가능 거리)로 나눈 뒤, 1kWh당 충전요금을 곱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한 달에 1,200km를 주행하고 내 차(아이오닉5, EV6 등)의 평균 전비가 5km/kWh라면, 총 240kWh의 전력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kWh당 충전요금이 300원이라면 월 충전비는 72,000원이 되는 것이죠.
충전요금,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전기차 충전요금이 복잡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충전 환경에 따라 요금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양을 충전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충전하느냐에 따라 비용 차이가 발생합니다.
충전 사업자별 천차만별 요금
가장 큰 요금 차이는 충전 사업자(CPO, Charge Point Operator)에 따라 발생합니다. 환경부, 한국전력(한전) 같은 공공 충전기는 물론 SK일렉링크, 차지비, 에버온, 파워큐브, 이지차저, 채비 등 다양한 민간 사업자들이 각기 다른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회원가와 비회원가 요금이 다르며, 로밍 요금이 추가될 수도 있어 충전 전 반드시 요금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충전 사업자 | 급속 충전 (회원가, 원/kWh) | 완속 충전 (회원가, 원/kWh) |
---|---|---|
환경부 | 324.4 ~ 347.2 | 324.4 |
한국전력 (한전) | 324.4 ~ 347.2 | 227.8 (시간대별 상이) |
SK일렉링크 (에스에스차저) | 약 340 | 약 270 |
차지비 (GS) | 335 | 269 |
에버온 | 324.4 | 229.2 |
위 표는 대표적인 사업자의 평균 요금이며, 실제 요금은 충전기 종류(AC단상, DC콤보, 차데모)나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이나 EV Infra 같은 충전 앱을 통해 실시간 요금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시간과 계절도 요금에 영향을 준다? TOU 요금제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이 바로 ‘시간대별 요금제(TOU, Time-of-Use)’입니다. 특히 아파트나 단독주택에 설치된 가정용 충전기(비공용 충전기)는 한국전력의 계절별, 시간대별 요금제의 영향을 받습니다. 전력 사용량이 적은 심야 시간(경부하, 보통 23시~09시)에 충전하면 전기 요금이 가장 저렴하고, 전력 사용량이 몰리는 낮 시간대(최대부하)에는 요금이 비싸집니다. 여름철과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요금이 조금 더 비싸지는 계절별 요금 차등도 있습니다.
여름철, 에어컨 사용과 충전비 관리법
여름철에는 에어컨 사용으로 전기차의 전비(연비)가 평소보다 5~10%가량 낮아질 수 있습니다. 에어컨은 배터리 전력을 직접 사용하기 때문에 주행 가능 거리가 줄어들고, 이는 곧 충전 횟수 증가와 충전 비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몇 가지 팁만 알면 여름철에도 충전비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충전 스케줄링의 중요성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약 충전 기능을 활용하여 전기 요금이 저렴한 경부하 시간대에 충전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전기차는 BMS (Battery Management System)를 통해 원하는 시간에 충전을 시작하고 멈추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퇴근 후 차를 충전기에 연결해두고, 가장 저렴한 심야 전력 시간대에 자동으로 충전되도록 설정하는 습관만으로도 월 충전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전비 향상을 위한 운전 습관
에어컨 사용을 무조건 참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처음 에어컨을 켤 때 강하게 틀어 실내 온도를 빠르게 낮춘 후, 온도가 안정되면 풍량을 약하게 유지하거나 재순환 모드를 활용하는 것이 배터리 소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급가속, 급제동을 피하고 회생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운전 습관은 여름철뿐만 아니라 사계절 내내 전비를 높이는 기본입니다.
충전비 절약, 아는 만큼 보인다
충전 요금 구조를 이해하고 운전 습관을 개선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충전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내게 맞는 충전 카드 찾기
가장 확실한 절약 방법 중 하나는 충전 카드 혜택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신용카드사들은 전기차 이용자를 위해 다양한 할인 카드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신한 EV 카드, 삼성 iD 카드, KB국민 카드, 현대카드 등은 전월 실적에 따라 충전 요금의 30%에서 최대 50%까지 청구 할인을 제공합니다. 카드사별로 할인 혜택이 적용되는 충전 사업자가 다르므로, 본인이 자주 이용하는 충전소를 고려하여 카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숨어있는 무료 충전소 활용하기
아직 전국 곳곳에는 무료로 운영되는 전기차 충전소가 남아있습니다. 주로 관공서나 대형마트, 백화점, 일부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설치되어 있으며,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이나 ‘EV Infra’ 앱의 필터 기능을 사용하면 내 주변의 무료 충전소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장거리 이동 시 경로에 있는 무료 충전소를 확인해두는 것도 좋은 절약 팁입니다.
아파트 충전의 모든 것
아파트에 거주하는 전기차 오너라면 충전 환경에 대한 이해가 더욱 중요합니다. 아파트 충전기는 크게 입주민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용 충전기와 개인이 설치한 비공용(가정용) 충전기로 나뉩니다. 공용 충전기는 보통 특정 충전 사업자와 계약하여 운영되며, 해당 사업자의 요금 정책을 따릅니다. 이 경우, 입주민 할인이 적용되기도 하니 관리사무소를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비공용 충전기는 한전의 주택용 전력 요금제를 따르기 때문에, 앞서 설명한 시간대별 요금제를 잘 활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