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 코인, 테라 사태의 교훈 5가지

혹시 ‘테라・루나 사태’를 기억하시나요? 한때 시가총액 수십조 원에 달하며 대한민국 대표 코인으로 불렸지만, 단 며칠 만에 가치가 99.99% 폭락하며 수많은 투자자에게 악몽을 안겨준 사건입니다. 이 사건의 중심에는 바로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생소한 개념이 있었죠. 많은 분들이 스테이블 코인은 ‘안정적’이라고 생각했지만, 테라 사태는 그 믿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습니다. ‘원화’에 가치를 고정한 원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지금, 우리는 과거의 실패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단순히 ‘안정적’이라는 이름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위험은 없는지, 투자자 보호 장치는 충분한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때입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테라 사태의 5가지 교훈

  • 담보 없는 신기루: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구조적 취약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 투명성이 생명: 발행 주체의 준비금 증명과 실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 규제는 혁신의 적이 아니다: 명확한 법제화와 감독 체계가 시장의 신뢰를 만듭니다.

교훈 1 담보의 중요성, 신기루가 된 알고리즘

테라(UST)는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나 실물 자산을 담보로 가치를 유지하는 일반적인 스테이블 코인과 달랐습니다. 대신 ‘루나(LUNA)’라는 자매 코인과의 교환 알고리즘을 통해 1 테라가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완벽해 보였지만, 시장의 신뢰가 무너지고 테라와 루나의 가격이 동시에 폭락하자 이 알고리즘은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를 일으키며 시스템 전체를 붕괴시켰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화려한 기술이나 복잡한 알고리즘이 결코 튼튼한 담보를 대체할 수 없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습니다. 따라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논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무엇을 담보로 가치를 유지하는가’입니다. 법정화폐, 국채 등 안정적인 자산을 충분히 담보로 확보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담보가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반드시 따져봐야 합니다.



스테이블 코인 종류 주요 특징 대표적인 예 장점 단점
법정화폐 담보 발행량만큼의 법정화폐(달러, 원화 등)를 은행에 예치 USDT(테더), USDC(USD 코인) 가장 직관적이고 안정적 중앙화된 발행 주체에 대한 신뢰 필요, 정기적인 감사 필수
암호화폐 담보 다른 암호화폐(이더리움 등)를 담보로 설정 DAI 탈중앙화, 온체인 상에서 담보 확인 가능 담보 자산의 가격 변동성 위험, 과잉 담보 요구
알고리즘 기반 담보 없이 알고리즘을 통해 공급량을 조절하여 가치 유지 (과거) 테라(UST) 높은 자본 효율성, 완전한 탈중앙화 가능 시장의 신뢰 붕괴 시 디페깅 및 시스템 붕괴 위험 매우 높음

교훈 2 투명한 준비금 증명과 실사의 필요성

테라 사태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 주체의 투명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투자자들은 테라폼랩스가 충분한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믿었지만, 위기 상황에서 그들의 준비금은 시장의 신뢰를 지키기에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는 비단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법정화폐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 역시 발행사가 공언한 만큼의 준비금을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자산이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는지 투자자들이 명확히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기적인 외부 감사를 통해 준비금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실사를 통해 이를 검증하는 절차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앞으로 등장할 원화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들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준비금 운영의 투명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교훈 3 규제 공백이 낳은 비극,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역할

테라 사태 당시, 국내에는 가상자산 시장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규제하고 투자자를 보호할 명확한 법적 장치가 부재했습니다. 이러한 규제 공백은 피해를 키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됩니다. 다행히 현재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시행되어 이용자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할 최소한의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나아가 국회에서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 주체의 자격 요건, 준비금 규제 등을 포함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제화 움직임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안전한 금융 시스템의 일부로 자리 잡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금융위원회와 같은 감독 당국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시장을 감독할 때, 투자자들은 비로소 안심하고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결제, 송금 등 다양한 금융 활동에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훈 4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의 관계 설정

테라 사태 이후, 각국 중앙은행은 스테이블 코인 리스크에 주목하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역시 ‘프로젝트 한강’이라는 이름으로 CBDC 시범 사업을 진행하며 그 가능성을 테스트했습니다. 민간이 발행하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CBDC와 경쟁 또는 보완 관계에 놓일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민간 스테이블 코인이 무분별하게 발행될 경우 통화 정책의 유효성을 저해하고 금융 시스템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안착을 위해서는 CBDC와의 명확한 역할 분담과 정책적 조율이 필요합니다. 민간의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금융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정부와 금융 당국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 민간 원화 스테이블 코인
    • 장점: 핀테크, 빅테크 기업의 기술력을 활용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 제공 가능 (디파이, 결제, 송금 등)
    • 단점: 발행 주체의 부실화 위험, 코인런 등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
  • 한국은행 CBDC
    • 장점: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여 가치 안정성 및 신뢰도 최상
    • 단점: 민간 부문의 혁신 위축 가능성,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

교훈 5 투자자 스스로의 현명한 판단과 위험 인지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교훈은 투자자 자신에게 있습니다. 테라의 앵커 프로토콜은 연 20%에 가까운 파격적인 이자를 지급하며 수많은 투자자를 유혹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듯, 높은 수익률에는 그에 상응하는 높은 위험이 따릅니다. ‘스테이블’이라는 이름이 결코 ‘무위험’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투자자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에 투자하기 전에 해당 프로젝트의 백서, 담보 구성, 수익 모델, 발행 주체의 신뢰도 등을 스스로 꼼꼼히 분석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알고리즘’, ‘디파이’, ‘이자 농사’ 등 복잡한 용어 뒤에 숨겨진 위험을 인지하고, 자신의 투자 성향과 위험 감수 능력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정부의 규제와 투자자 보호 장치도 중요하지만, 최종적인 투자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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